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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tte women 별빛 한스푼 ☆ 2008.11.02 19:47




토토의 새로운 세상
구로야나기 테츠코 저/권남희 역/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그 엉뚱한 짓 잘하던 문제아 '토토'가 여배우로, 토크쇼 진행자로,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변신했기 때문이 아니다. 환갑 넘은 할머니의 고단하고 가난했던 전쟁통 얘기가 요즘의 핸드폰 세대에게도 먹히는 이유는(참 신기하기도 하지), 그녀가 여섯살 어린아이의 그 진기한 몰입과 경이로움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가르치기'를 포기하라.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설로 써서 세계 출판계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의 작가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12년만에, 다시 내놓은 최신작이다. 일본의 유명한 ...



<짧은 감상>

어른이 된 토토의 이야기.
인터넷 서점의 서평을 보면 전작인 '토토의 창가'에 비해 감흥이 훨~씬 덜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던 소설 책한권을 의무적으로 읽어보기 위해 집어들었고, 우연히도 그 책이 '토토의 새로운 세상'이라는 책이었으며, 그렇게 무심한 마음으로 읽은 책 치고는 꽤 괜찮은 느낌의 책이었다는 생각을 했더랜다..ㅎㅎ

어려서부터 LD 증상을 앓고, 초등학교를 퇴학하여 조금은 비정상적인 어린시절을 보냈던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다.

그런데,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가끔씩 '2차세계대전'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못한 것은 나의 지나친 피해의식인가? ㅠ.ㅠ



<인상깊은 구절>

LD는 지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많고 특기 분야에선 더 잘 하는 아이들도 있다. 좋아하는 일은 아주 잘 한다. 지적 발달이 빠르거나 느리다는 그 잣대로는 잴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뇌 기능과 학습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직 이 연구는 막 시작일 뿐이어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p.104-105
'에이즈 무섭지 않니?' 하고 물었다. '에이즈에 걸려도 몇 년간은 살 수 있죠? 우리 가족은 당장 내일 먹을 게 없어요'하고 대답했다
(중략)
이 지구상의 87퍼센트의 아이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살며, 그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가족과 자신의 생명을 걱정하면서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머지 13퍼센트가 선진국 이린이. 이, 극히 한줌밖에 안되는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물을 마시고, 밥도 먹고, 예방주사도 맞고, 교육도 받고 있다.--- p.217
상콩(일본에서 활동중인 케냐 출신의 방송인-역주)씨의 말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서 왔습니다"라고 하면, 대부분의 일본인이, "아프리카의 수도는 어디인가요?"라고 물어 대답하기가 곤란하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수도라는 것은 없습니다. 아프리카에는 나라가 53개나 있는데 나는 케냐라는 나라에서 왔습니다." 라고 하면 또 많은 사람들은, "네? 아프리카에 53개나 되는 나라들이 있다구요? 와, 깜짝 놀랐어요..." 하며 놀라느라 케냐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산다고 해서 아프리카의 동물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상콩 씨는 일본에 와서 동물원에 가서야 처음으로 얼룩말이며 기린을 보았다고 했다. 그리고, "색다른 동물이어서 깜짝 놀랐다"고도 했다. 동물원이 있어서 누구나 코끼리나 기린을 아는 나라는 세계에서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p.129
다시 체홉의 편지로 돌아가서, 나는 그때, "평범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도 마음 아파한다"는 대목에서 또 한번 감동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 도깨비인가, 뭔가?' 뭐, 당시의 나는 이런 정도만 생각한 어린아이였지만, 이 구절만큼은 잊을 수 없었다. 자라면서 그 "평범한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책을 더 많이 읽자고 마음먹었듯이, 나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것"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p.40


그 해 크리스마스에도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산타 할아버지에게 뭘 부탁하고 싶니?" 하고 물어셨다. 나는 "커다란 리본이 갖고 싶어" 라고 말했다.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커다란 리본을 단 여자아이의 예쁜 그림을 보고 나서 그런 것이 갖고 싶어진 것이다. "꽃무늬 같은 게 있는, 폭이 넓은 거."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그래, 부탁이야 해보겠지만 산타 할아버지, 그런 리본을 알지 모르겠네." 하고 대답했다.

그 무렵 하필이면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동네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모조리 모습을 감추어, 먹을 것이나 과자 같은 것은 물론 없고, 장난감 류도 몇 개만 겨우 있었다. 그래도 나는 전쟁과 산타 할아버지는 아무 상관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전쟁이든 말든, 내가 부탁한 건 무엇이든 가져다줄 거라고 믿었다.

(...)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내 손은 베갯머리를 더듬어 선물을 찾았다. 탁! 손에 딱딱한 것이 닿았다. '리본치고는 좀 이상하네!' 나는 벌떡 일어나 선물을 보았다. 예전처럼 예쁜 선물용 포장지가 아닌, 그냥 물건 싸는 낡은 종이로 포장되어 있었다. 조금 길고 네모난 느낌의 그것을 손에 들고, 그래도 나는 가슴 두근거리며 꾸러미를 풀었다. 안에서 나온 것은 하고이타('하고'는 모감주나무 열매에 새털을 달아맨, 일종의 제기 같은 것. '하고이타'는 '하고'를 쳐올리고 받고 하는 나무채-역주)였다. 내가 부탁한 리본은, 들어 있지 않았다. 하고이타에는 여자아이 그림이 나무판에 그려져 있었는데, 그 나무판이라는 게 사과 상자에나 쓰였을 법한 그런 나무판자였다. 나무결도 거친 데다 손잡이 부분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색깔도 촌스럽고, 짙은 물색 배경에 평범한 단발머리 여자아이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그 조잡한 하고이타를 들고 생각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도 물건이 없다니! 그때 나는 '산타 할아버지란 건,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문득 생각했다. 만약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면 이렇게 부탁도 하지 않은 것을 줄 리가 없다. 그리고 만약 하고이타를 준다면, 당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쿠루쿠루쿠루미짱 그림이 있는 하고이타를 주었을 것이다. 더욱이 나는 꽃무늬 리본을 부탁했으니까.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가 없을지 모른다는 것보다, 산타 할아버지도 물자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어디에 가나 '물자 부족'이란 말을 듣던 시대였으니까.

세상은 그랬지만, 그래도 산타 할아버지는 다른 곳에선 본 적 없는 것을 가져다 줄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러나 나는 어머니에게는 내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고이타의 여자아이는 머리에 핑크색 커다른 리본을 매고 있었다. 분명 어머니가 사방을 뛰어다니며 내가 원했던 리본과 비슷한 물건을 찾았을 거란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까지도 나는 그 리본을 맨 서툰 여자아이 그림과 구멍 뚫린 얇은 하고이타의 감촉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래,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 그런 리본 알지 모르겠네." 라고 말할 때의 어머니의 좀 곤란한 듯한 얼굴 표정도 떠오른다.--- p 15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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